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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노크/투자 활용

대주주의 횡포 (2) 삼성전자의 사례

by 콕 COC 202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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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콕 Season 1 (2020.11-2021.01)에 실린 글입니다:

https://forms.gle/c2WmDauhy4iU9TvR7

 


 

 

_____________________ 「실전, 2020년 12월 15일」

 

▌「주주이익 (실전): 대주주의 횡포 (2)

Keyword: #주주이익 #지분 #지배구조 #대주주

 

 

주주이익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 단어는 지분입니다. 지분이 있어야 주주이익이 있고, 지분이 있어야 주주의식도 생깁니다. 그런데 이 지분은 항상 대주주와 소액주주로 나뉩니다. 조금 아쉽지만, 우리는 항상 후자, (아닌 분께는 미리 죄송하지만) 소액주주라는 간판을 달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왜 시장에서 개미라는 명칭을 받게 되었는지는 그 역사를 알 수 없겠습니다만, 구글이 알려주는 개미의 어원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처: Google.com

 

어떻게 다가오십니까? 인간의 방탕한 잘못을 질책하는 동물, 의로운 벌레라. 아무튼, 현대 자본주의에서 개미는 지정학적 의미에 따라 서학개미와 동학개미로 나뉩니다. 그리고 지분율에 따라서 슈퍼개미와 개미로 나뉘죠. 개인적으로 슈퍼개미에 등극할 자본은 있지 않으니 슈퍼개미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차지하고, 개미의 반대편에 서 있는 단체 혹은 개인인 ‘대주주’들에 대해서 한번 논해보겠습니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기반으로 한 회사입니다. 회사는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그 사익이 곧바로 ‘주주’에게로 돌아가도록 설계된 것이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의 주식회사입니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지분은 크게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합)으로 나뉘어집니다. 왜 갑자기 지분에 대해서 논하느냐 물어보신다면,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잊을만 하면, 그러한 이벤트가 빵빵 터지는 게 한국의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비정상적 관계입니다.’

 

삼성전자의 3세 경영체제는 사실 미완의 것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몇 년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된 해를 기억나십니까? 아마 그때에는 투자를 하지 않으셨을수도 있곘지만 국내 언론들이 한 목소리로 대주주 (Lee’s family)의 입장에서 떠들어대서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 이벤트에 매우 민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투자를 하지 않던 회사 동료들도 저에게 물어보곤 했죠.

 

‘저기, 이 대리. 그럼 삼성물산 주식을 사면 되는거야?’

 

응. 아니야: 때는 2015년쯤이었습니다. 아, 아니구나. 이 사건을 회상하려면 삼성전자의 ‘모태’ 에버랜드로 돌아가야 합니다. ‘응. 그 에버랜드.’

 

네. 그 에버랜드는 삼성전자 대주주들이 지분을 잔뜩 가지고 있는 ‘비상장’ 회사였습니다. 비상장이라는 말은 솔직히 말하면 금융 당국의 표면적 관리를 받지 않겠다는 말이죠. 그런데 이 현금부자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를 인수합니다. 그리고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변경하면서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상장됩니다. 그 당시 삼성전자의 대주주는 삼성생명이었고, 삼성생명의 대주주는 에버랜드였다는 사실은 지금도 놀라울 수 있습니다. 에버랜드는 꿈과 희망을 주는 놀이동산이었죠. 그런데 그 꿈과 희망은 때로는 대주주 ‘만’을 위해서 준비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어떻게 에버랜드의 대주주가 되었는지는 이 기사를 한번 읽어보시면 대충 느낌은 잡으실 겁니다. 결국 에버랜드는 사명이 ‘제일모직’으로 변경되면서 실질적으로 삼성생명을 지배합니다. 제일모직이 상장 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제일모직은 오직 ‘시가총액’만으로 삼성물산을 흡수합병 합니다. 엘리엇 Elliot이라는 헷지 펀드가 이 시점 전후로 삼성물산의 지분을 시장에서 헐값에 사들이면서 5% 지분 공시를 내고, 소액 기관 투자자에서 나름의 지분율을 갖춘 기관투자자로 등장하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변경 시나리오에 찬물을 붇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후의 시나리오는 다들 아실 겁니다.

 

결과적으로 엘리엇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제일모직은 성공적으로 삼성물산을 흡수하면서 역시, 삼성물산이라는 간판만 달고 시장에 등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합니다.

이 합병의 합병을 더하고 빼는 시간들 속에서 누가 제일 이득을 보았을까요? 네. 현 삼성전자 회장이자 대주주인 이재용 회장입니다.

그의 지분율은 비상장 회사인 에버랜드를 ‘지배’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계속 이어집니다. 그가 지배하고 있는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를 흡수하고 상장됩니다. 그리고 이 상장된 ‘제일모직’이라는 회사가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을 흡수했죠. 결과적으로 이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율 16.5%를 보유하게 됩니다. 이 회사는 실질적으로 삼성전자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으므로 이 회사만 지배하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최종 합병된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을 총체적으로 ‘지배’합니다. 그 시작은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7.2% 정도로,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 4.1% 그리고 Lee’s family 대주주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3.4%로, 총 지분율 14.7%로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삼성물산의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에 따라서 삼성물산 1주가 합병된 제일모직 (추후 삼성물산지주사)의 주식 0.35주를 받게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분율은 줄어들죠. 물론, 삼성물산의 ‘시장 가격’이 합병전부터 꾸준히 하락하여, 이미 시가 총액이 50%정도 하락한 상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합병 결과는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힘든 과정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지나) 최종적으로 삼성물산이 여전히 남아있고, 대주주는 이재용 회장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그 때 삼성물산의 1주 대신 받은 제일 모직의 0.35주를 지금도 가지고 있을까요? 가지고 있어도, 주주이익은 지난 시간동안 확실히 훼손되었을 겁니다. 아래와 주가와 같이 최종 합병체인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목적’외에는 소액 주주들의 주주이익에 도움이 될 만한 탁월한 이익을 내지 못했습니다:

 

출처: Google.com

 

그러므로, 지금의 삼성물산은 예전의 삼성물산이 아닙니다.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 ‘Holdings’ 성격의 회사로, 그 기업의 가격과 가치는 예전과 비교할 수는 없겠죠. 결과적으로,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제일모직’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소액주주들에게는 이득이었습니다. 대주주의 지배주주 개편때에는 일단은 대주주와 한배를 타는 것이 ‘대부분’ 유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니면, 대주주가 ‘지배’하려는 회사의 지분을 붙들고 있는 것이 유력합니다. 왜냐? 대주주가 ‘지배’하려는 회사는 그룹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없는 삼성그룹은 콕이 없는 난세입니다.

 

출처: Wikipedia

 

다음 시간에는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 불발에 대해서 한번 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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